두 번이면 충분한 연락
열 번도 더하게 만드는 클라이언트
와 일하고 있다. 메일을 수 십개 보내도록, 전화를 수 십번 하도록 만드는 아무 생각 없는건지 갑질을 하는건지 모르겠는 사람과 함께 일하며 고통받는 중이다. 요즘 열받는 일이 많아 정신과 의사의 유튜브를 즐겨보는데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으면 글로 적어보라고 해서 글로 적기로 했다. 공감할 분들이 많은 내용인듯하여 블로그에 적기로 했다.
혹시 이 글에 공감하신다면 본인이 겪고 있는 답답한 마음을 댓글에 욕으로 써주셔도 좋다. 같이 신나게 욕해드릴 만반의 준비가 언제나 되어있다..ㅋㅋ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서예지가 한 말이 엄청 공감되어 드라마의 팬이 되었다. " 난 언제나 화 나 있어")
'너'님이 안 보태주셔도
충분히 힘든 시기거든요
코로나가 잠잠해지는가 싶다가 다시 또 확산세에 들어섰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취소될지도 모르겠다. 올 가을에 킨텍스에 잡힌 행사인데 이렇게 확산세가 퍼지면 또 엎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올 봄에 많이 겪었다. 일 열심히 하고 있는데 행사 취소됐다고 그대로 엎은 일... 업체 잘못이 아닌걸 너무나도 잘 알고 이해하지만, 내 수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니까 평소보다 일 진행 여부에 더 예민해졌다.
차라리 맘 편히 놀기나 하면
차라리 펑펑 놀기나하면서 수입이 줄어들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건 뭐... 멍멍이처럼 열심히 하다가 정부에서 경고하면 3일 전에도 엎어지는 상황이라 올해는 일하면서도 불안감이 크다. 불안함과 스트레스는 언제나 함께 오는 것.. 여기에다가..
자기 머릿 속에 있는걸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는 클라이언트
이렇게 염치없는 사람들이 많다. 10여년전 처음 한 회사의 인턴으로 일하며 배운 건, 나의 상사나 나의 메일을 받아보는 사람들이 나에게 다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있을만큼 쉽고 상세하고 친절하며 예의바르게 메일을 쓰는 데에 업무 시간을 가장 많이 보냈다. 생각해보니 나의 첫 상사가 나에게 그 중요성을 참 잘 가르쳐준 것 같기도 하다.
안 그래도 할 일 많은 사람들끼리 커뮤니케이션 횟수라도 줄여줘야 매너 아닌가?
PPT 하나 만드는데 10번 넘게 수정 시키는 x라이들... (수정본 보내면 "아 맞다.. 이거 깜빡했네요" 하는 닝겐들.. 1~2회는 사람이니까 실수할 수 있다 생각하는데 약속된 수정이 아닌 '깜빡한' 수정이 5회만 넘어가면 솔직히 그냥 ㅂㅅ이다...)
1) 처음부터 고치지 않을 내용을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2) 인간이니까 1~2회 정도 내용 수정 할 수 있다. 디자이너도 이해한다. 그런데 수회차 되면 계약금이고 나발이고 디자이너는 계약 파토 내고 싶어진다.
3) 디자이너가 마음이 편해야 결과도 잘 나온다. 작업 중에 아 맞다~ 아 맞다~ 스스로 ㅂㅅ인증하면서 계속 수정시키면 사기 떨어지고 결과물 퀄리티도 떨어진다.
4) 자기가 원하는걸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추후 연락할 일 적고 스트레스 없다. (클라이언트도 바쁠 거 아닌가? 맨날 디자이너가 질문하면 좋을리 없지 않은가)
신입이야 아직 못 배웠다 쳐도
20대 신입이야 못 배워서 그러려니하고 (요즘 회사 상사들은 꼰대처럼 보일까봐 신입 직원에게 뭘 상세히 못 가르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아오! 꼰대질이 아니라구요 그건!!!) 내가 요목조목 요구하기도 하지만 40살도 훨씬 더 드신 부장 이상의 직함 단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파일을 보내올 때면 두피가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일 맡기는 사람이야 몇날며칠 혹은 몇 주, 몇 달을 그 내용 작성하는데 매달려있었을테니 관련된 내용 한 문장만 읽어도 이해가 되겠지.. 외주로 그 내용 처음 보는 디자이너가 당신 머릿속에 잔뜩 있는 내용을 단어 몇개로 알아먹어 주길 바라는게 대체 무슨 심보냐.
자기가 알고 있는걸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알아 듣기 쉽게 설명하는 것도 그 사람의 능력이다.
내가 알고 있는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는데에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대충 써서 보내면 10분이면 쓸 메일을 친절하게 이해시키는 메일을 쓰려면 1시간 아니 그 이상을 써야할 수도 있다.
빨리 전달하는데 급급하지 말고 이해시키기 위해 제발 단 30분이라도 노력해보자. 시간 들고 힘들고 에너지 쏟아도 처음에만 좀 고생해서 이해시켜놓으면 한 프로젝트 진행할 동안 10번 할 연락을 단 2~3번으로도 줄일 수 있다. 이는 꼭 외주 맡길 때뿐만 아니라 이 능력은 회사 내부에서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수많은 기업, 수많은 부서, 수많은 개인과 일하며그 동안 겪은바로는 똑똑하고 고과도 잘 받고 평가도 좋고 아랫직원들한테 존경받는 사람들은 초반 커뮤니케이션만으로도 추가 연락 한 번 없이 일을 쭉쭉 진행시켜왔다.
회사에 있을 때 자주 일했지만 트러블 없던 부장님들이 그립다. 길지도 않은 메일 하나로 단박에 이해시켜주는 이메일을 쓰는 진정한 능력자들..
20대 신입 사원들이고, 40대 부장이고 제발... 생각 한 번만 더 하고 메일 좀 보내자.
"너라면 그 따위로 보내면 알아먹겠냐?"
정보도 안 주면서
머릿속을 알아주길 바라는
클라이언트 대처법
결론부터 말하자면 요행은 없다. 내가 초반에 좀 피곤하지만 최종 마감 때 더 속상한 일 안 겪으려면 이게 최선이다. 나도 귀찮다고 초반 커뮤니케이션을 소홀히 하면 마감 때 제일 피 보는건 디자이너다.
1) 물어본다
ㅡ '이런 것까지 물어봐야하나 싶은 것, 이거 물어보면 날 멍청이로 보는거 아냐?' 싶은 거 다 적어서 물어봐야한다. 자꾸 연락하기 싫으니까 내가 하루를 할애할지라도 아주 상세하게 물어본다.
2) 또 물어본다
ㅡ 보통 이런 인간들은 두 번은 물어봐야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다.
3) 위 내용들이 증거로 남도록 연락한다
ㅡ 이메일 연락 가장 추천, 문자, 카톡(열 받는다고 지우지말고), 통화는 녹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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