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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프리랜서 클라이언트 변덕으로 자신감 하락할 때 업무 스트레스 극복하는 방법

by #$!@))#( 2022. 5. 3.

 

 

프리랜서 힘든 순간 

거절 당한 이유가 납득이 안될 때 

시안을 거절한 이유라도 알자고 물어봤는데 클라이언트도 본인이 뭐가 맘에 안 드는지 모를때가 있다(이건 느낌이 뽝 온다. 그들이 우왕좌왕하는게 느껴진다.) 그럴땐 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클라이언트 본인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디자이너가 줘야한다.  단, 이 경우는 내가 정말 최선을 다해서 시안을 보냈을 때만 해야하낟. 내가 개인사정으로 맘이 급해 이 시안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재빨리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바꿔서 보내주는게 일이 빨리 끝난다.

 

프리랜서로 일하면 출근 안하고 상사 얼굴 안보고 인간관계 신경 전혀 안쓰고 편하게 살 것 같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물론 얼굴 볼 때보다는 스트레스 수치가 확 낮아지긴하지만 오히려 디자인이 까인 이유가 불분명할 때는 스트레스 수치가 더 오르는 것 같기도 하다. 얼굴보고 물어볼 수 있으면 차라리 이유라도 확실히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메일과 카톡으로만 일하는 온라인 상사에게는 그러기도 힘들다. 나름 피드백을 상세히 받았는데 그 상세한 내용을 보고도 내가 납득이 안 갈 때가 제일 힘든 것 같다. 

 

내가 일 할 때 가장 싫어하는 것이 시안 하나 수정을 여러번 하는 것인데 이번 달에 진짜 극에 달할 정도의 수정 요청이 왔다. 처음 보내준 레퍼런스에 최대한 맞춰했는데도 뭐가 맘에 안드는지 스타일과 레이아웃까지 바꾼 수정을 4회나 했다.

내가 회사다닐 때 이런 경우도 없었지만 두번째까지 확 바꾸는건 이해가 가는데 세번재, 네번째에는 진짜 의뢰인 자신조차 뭘 원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진짜로 답답해서 마음을 툭 털어놓고 서로 통화하며 알게됐다. 본인도 뭐가 문젠지 모르겠다고 했다;;) 더 미칠 지경이었다. 차라리 새로운 주제로 완전히 새로운 시안을 잡는게 시간이 더 오래걸리더라도 받는 스트레스 양은 덜한 것 같다. 하나의 시안으로 의뢰인조차 뭘 원하는지 모르는 수정을 끊임없이 하게될 때 의뢰인도 디자이너도 지옥 속에 있는 기분이 든다. (의뢰인은 디자이너보다 안 힘들겠지만...) 

 

 

 

단무지 vs 김치 선호도 차이 

너무 답답해서 퇴근하고 온 남편한테 얘기하니 단무지와 김치 선호도 차이라고 했다. 단무지를 좋아하는 일본인에게 김치가 맛있는 이유를 설파하며 거기에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치를 갖다주고 맛보여줘도 결국 일본인은 김치보다는 단무지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김치 좋아하는 일본인도 있긴하겠지만) 

내 작업의 퀄리티가 낮아서 그런가 속상해하고 자책하고 있었는데 이 말을 듣고 갑자기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여태까지 이렇게 하나의 시안으로 많이 까인적이 없었는데 상대가 주는 레퍼런스도 매번 바뀌는거보니 (상대가 본인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는게 가장 힘든 일)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상대가 변덕부리는거라고.. 뭐 물론 나도 책임은 있다. 클라이언트가 본인도 모르는 그 취향을 확실하게 선택하게 만들 시안을 보내지 못한 것이니...

 

 

 

프리랜서 스트레스 극복 방법 

이런 경우 내가 아무리 기존 작업의 퀄리티를 높이려고 노력해봤자 상대가 원하는 스타일을 맞추지 못한다면 또 수정해야한다. 그럴바에야 스트레스 받고 앉아있지말고 피드백이 오기 전까지는 일 생각말고 내가 하고 싶은거 하는게 최고인 것 같다. 내가 손을 더 대고 시간 더 쓴다고 컨펌을 받을 수 있는게 아니라면 상대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주고 나는 그 일을 딱 중지하는게 맞다. 나는 이번 시안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받는 일주일동안 상대의 피드백이 오기 전까지는 더 고민 안하고 상대가 다시 피드백을 줄 때까지 틈틈히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했다.

 

한강을 걸을 때 한 번에 10km씩 걸었는데 (1만3천보) 한강만 갔다오면 기분이 많이 상쾌해졌다.

 

- 많이 걷고 (원효대교북단부터 이촌한강공원이나 동작대교 북단까지 왕복 10km거리를 주로 걸음. 아침, 낮, 밤 내가 원하는 시간에 맘껏 나가 풍경을 즐기며 걸었다) 

- 많이 읽고 (특히 대학생 때 인상깊게 읽었던 미하이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이란 책을 또 읽은게 너무 좋았다) 

- 사람 만나고 

- 보고싶던 드라마와 영화 많이 보고 (완결된 드라마 몰아보기 위주로 ㅋㅋ 이준기 주연 악의꽃, 준호의 옷소매붉은끝동 보며 현실을 많이 잊었다 ㅋㅋ)  

 

나중에라도 또 이런 일로 스트레스 받을 때 내가 뭘하면 될지 다시 와서 봐야지 

 

최대한 일과 관련 없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나면 다시 봐도 의중을 모르겠는 피드백을 또 받아서 화딱지가 나더라도 그 사이에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며 시간을 잘 보냈다는 생각이 위안이 된다. 실제로 그 사이에 스트레스도 많이 풀리고 탁 놔버리고 잊고 좋아하는거 하고 돌아오니 일에 집중이 잘 됐다. 

 

내가 바꾼 시안 비포애프터를 첨부하고 싶은데 시안을 공개해버리면 그 회사에서도 볼테니 여기 공개 못하는게 너무 아쉽다. 내가 보기엔 네번째 시안보다 두번째 시안이 더 완벽하고 균형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아무튼 이렇게 근본없는 클라이언트의 요구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때는 일에서 최대한 멀어졌다가 (짧은 시간이라도) 돌아오는게 훨씬 낫다. 

 

일이 잘 안 풀린땐 일을 놔버리자.
하루이틀 완전 잊고 내가 즐거운거 하다와서 시작하면 더 잘풀릴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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