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다닐 때만 인간 관계 때문에
힘든 줄 알았다면 큰 착각
밖에 나오면 그 복불복이 더 심해진다.
또라이 질량보존의 법칙은 프리랜서가 되고도
여러 사람 만나다보면 적용된다.
- 프리랜서 전화 통화 최대한 거절해야하는 이유
- 프리랜서 시간, 에너지 잡아먹는 에너지 뱀파이어 잘 걸러 끊어내야하는 이유
- 프리랜서 비용 예산부터 이야기해야하는 이유
- 프리랜서는 절대 을이 아닌 이유
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겠다.
얼마 전 한 클라이언트 때문에 환멸을 느끼는 일이 발생했다.
자기 예산은 한정돼있어서 내가 원하는만큼 못주고
(내가 받던 비용의 1/3을 부르면서 해달라고 떼를 썼다)
자기가 원하는 기간안에 원하는 분량의 일은 다 해주길 원하고
정해진 콘텐츠(수정내용이 확정되지않은)가 없는 상태고 그래서 시안 받을 때마다 수정을 해야한다는
수정사항을 매번 이메일 쓰는건 자기에게 너무 고된 일이니 반드시 전화통화로 커뮤니케이션해야한다
는 개소리를 아주 정성스럽게 늘어놓는 사람을 만났다.
3년째 같이 하던 사람인데 여태까지 이런 진상을 부린 적이 없는데 올해 아주 극도로 진상을 부린다.
비용도 맞춰서 못 주겠고(여기서 나는 더 대답할 필요를 못 느꼈다. 내가 자원봉사라도 해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이 말할 때부터 그냥 개무시했다. 오는 전화 다 씹고, 업무 내용은 다 메일로 보내라고 문자만 남겨줬다. 시장 논리를 이해 못하는 클라이언트는 개무시가 답이다)
메일 쓰는건 자기가 너무 힘드니까 통화로 모든 수정내용을 전달하겠다는…
메일 안 주면 전화로 불러주는 건 내가 다 타이핑해야하는데?
게다가 그 오더가 최종도 아니라는데?
내가 시안 보낼 때마다 내용 수정하겠다는데?
전화도 할 때마다 다 받아야하고
무한 반복 수정도 다 해줘야한다?
이건 일이 아니라 감정 노동을 거의 공짜로 해달라는 소리다.
혹시 프리랜서 초기에 이런 사람 만나면
조금도 고민하지 말고 관계를 끊어라.
더 대화할 가치도 없다.
이런 무리한 요구를 하기 직전에
프로젝트를 할 때부터 조짐이 보이긴했다.
전화 통화하면서도 스스로 정리가 안돼서
디자이너인 나한테 “이 내용 뺄까요?”
라고 물어볼 땐 헛웃음이 나왔다.
그게 한 두번도 아니었다.
콘텐츠가 정리되지 않은 초안을 넘기거나,
자기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의 의뢰는 받지말라.
디자인이 아닌 엄청난 감정 노동을 하게 된다.
내가 그동안 운 좋게 좋은 사람들하고 일해왔다는걸
이 사람을 보면서 느꼈다.
이번엔 그냥 똥밟았다 치자 ㅡ 생각하게 됐다.
이미 일 진행률은 중반까지 왔고
대금도 반만 받은 상태라
기본 예의를 지키려 했지만
그때 그냥 나머지 돈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나의 에너지와 감정을 소모하는 일을 끊어버렸어야하한다.
기업이나 공기업, 정부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일을 해봤지만 어디에나 또라이는 있고 월급 루팡은 존재한다는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썩어빠진 인간들이 사회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부와 명예를 누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이번 일은 아니었지만 정부 행사로 장관 ppt를 만든 적이 있다.
그때도 정말 디자인하기 싫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단 몇 주간만 같이 일해본건데도
장관 바로 밑에 있는 공무원들은 얼마나 힘들까 라는 생각을 했다. 어마무시한 변덕, 어마무시한 갑질,
기분내키는대로 행사의 룰까지 무시해버리는…
그 장관 밑에 있던 시키는대로 다 하던 사람이
5급 공무원이었던걸로 아는데 그런 사람을
단기 알바 취급하듯이 막 대하는걸 보고
외주 디자이너를 대하는 마음은 오죽할까 싶었다.
그러니 발표 당일 아침에 내용을 바꿔서
디자인 비용은 추가된다고 하니
그 5급 공무원에게 자료를 다시 만들라고 지시했겠지
(그 장관 발표는 점심 이후.. 5급 공무원은 오전 시간에아드레날린이 치솟았을거다;)
프리랜서가 되니 사람 만나는게 더 복불복이다.
회사있을 땐 때려치고 이직해도 되는데
프리랜서는 새로운 클라이언트 만날 때마다
긴장해야한다. 말이 통할까? 처음엔 괜찮은데 나중에 또라이면 어떡하지?
그래서 더 기존의 상식적이고 척하면 척 대화가 되는
클라이언트가 더 소중하다.
가게 오픈할 때도 새로운 고객 유치하는 노력보다
기존의 고객이 재구매하도록 마케팅하는게
더 쉽다고 하지않나.
예산없다고 하면서 (예산없을리가 없다는 사내 정보도들었는데… 결론은 외주는 조금이라도 돈 주면 시키는건 다 할줄 안다고 생각하는 옛날 사고 방식의 미친 갑질이다)
태도마저 갑질하는 인간은 그냥 끊어내자.
프리랜서라고 해서 무조건 아쉬운 마음에 뭐라도
다 할거라고 막무가내인 인간들은 인성도 쓰레기다.
곧 죽어도 그런 일은 하면 안된다.
그냥 씹자.
관계 하나 끊었지만 기분은 좋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말하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게 만들었으며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잘 끊어냈으니까
세상 살면서 아쉬울게 없어야
자기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다는걸 깨달았고,
아쉬울게 없다는게 이렇게 좋은 일이고
홀가분하고 행복한 일인줄
이번 일을 통해서 많이 배웠다.
앞으로 어떤 시련도 다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능동적 인간이 된 거 같은 자신감과 기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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