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프리랜서

프리랜서 시대, 학벌의 의미에 대해 +수능 동기부여

by #$!@))#( 2023. 4. 6.

내가 재수할 때 마인드로 지금 일을 했으면 월 고정 1천~2천은 벌써 벌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3때 전과목 4~5등급이던걸 재수하면 1년만에 올 1등급으로 올린 그때의 몰입과 집중력, 도파민에 미쳤던 것 같은 그 상태가 그립다. 그래서 그때의 분위기를 살려보고자 요즘 손주은, 현우진, 이지영 강사의 동기부여 강의를 많이 듣고 있는데 나에게는 그때의 노력과 내가 얻은 합격증이 꽤나 의미가 커서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 



 

손주은이 말하는 일류대학

메가스터디 창립자 손주은. 진짜 이 분 얘기하는거 듣다보면 빠져든다. 재수하면서유일하게 유료 결제한 강의가 손사탐이었는데 그 해 수능 사탐 전과목 만점을 받았다. 말하는 스타일이 강해서 호불호가 있는데 나한테는 정말 최고의 선생님이자 인생 멘토였다. 



아무튼 이 분이 요즘은 공부 못하는 애한테 사교육비 쏟아붓지 말라고 학부모들에게 설파하고 다닌다. 강사로서 할 수 있는 말과 정반대되는 이야기를 한다(벌만큼 벌어서도 있지만 진짜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유도 커 보임). 요즘 그의 강연을 즐겨 듣다가 인상적인 말을 들었는데 바로 우리나라 일류대의 정의이다. 

 

서울 15곳 대학 

스카이 

서성한이 

중경외시 

동건홍숙 

 

손주은이 말하는 국내 일류대학 15곳 

 

위 15개 대학이 국내 일류대학이라고 손주은은 말한다. 나는 솔직히 스카이만 일류대학인줄 알았는데 요즘에는 인식이 정말 많이 바뀌어서 서울에 있는 대학이며 다 일류대학이라고 한단다.  

 

일류대학 운운하는 너는 어디 나왔냐? 

위에 말한 15개 중 윗줄에 있는 대학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손주은 선생이 언급했으니 나 일류대학 나온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근데 손주은의 언급 아니었어도 십수년전 입학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나는 학력 컴플렉스를 느낀적이 단 한번도 없다.

 

나같이 자존감 낮은 컴플렉스 덩어리가 학력 컴플렉스까지 있었으면 이 한국 사회에서 살기 정말 힘들었을거다.

 

20대 초반에 제일 잘한 일이 미친듯이 공부해 본 일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아니 내 인생 통틀어 제일 잘한 일이 맞는 것 같다. 

 

일타강사는 거의 일류대 출신

손주은 강연뿐만 아니라 요즘 세대에게 일타 강사로 유명한 현우진(스탠포트대학 졸업)과 이지영(서울대 졸업) 강사의 영상도 즐겨 본다. 일하며 단순 작업할 때 노래말고 이 사람들 강의 들으면 그만하고 싶을 때도 왠지 더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메가스터디 수학 일타 강사 현우진(좌)과 이투스 사탐 일타 이지영 강사(우)

요 며칠 그들의 강의를 상당히 많이 들었는데 둘 다 괜히 탑에 오른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과거에 종종 몰입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게 바로 재수 시절이다. 근데 그들은 내가 유일하게 몰입했던 그 재수시절 1년처럼 평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돈과 명예를 가져다주는 몰입하는 삶   

나는 수능 끝나고 그렇게 몰입하는 경험을 좀처럼 하지 못해서 (못한거야, 안한거야?) 아쉬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현우진, 이지영 강사가 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 내가 거의 유일하게 인생에서 미친듯이 몰입했던 그때 느꼈던 감정과 겪었던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수능은 올림픽이 아니다 

몰입할 때의 경험, 그렇게 1년만 살라고... 수능은 평생해야할 공부도 아니고 올림픽 출전처럼 참가에 의의를 둬야하는 것도 아니라고 그냥 딱 1년만 몰입해서 인생 바꾸라고. 

이제 학벌이 무의미해진다는 얘기는 많이 나오지만, 적어도 나처럼 꿈도 없고 뚜렷한 목표도 없고 뛰어난 재능도 없는 평범한 10대 후반, 20대 초반이라면 1년만 딱 몰입해서 사람들이 나한테 기대하는 것보다 더 좋은 대학 한 번 가보는건 인생의 자양분이 될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학벌이 의미없다는 말을 해도 되는 사람 

사실 말을 해도 된다 안된다 기준을 정하는 거 자체가 오만한 일이지만 살면서 이런저런 사람들을 겪다보니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나온 사람을 다른 이유없이 혐오하듯 비꼬고 깎아내리는 사람을 너무 많이 봐왔다. 그때마다 한 마디씩 해주고 싶었지만, 굳이 그들에게 좋은 먹잇감을 제공해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내 블로그에라도 마음껏 끄적여보고 싶다. 

 

학벌이 의미없다고 말하는게 쿨하고 멋져 보이려면

적어도 아래 조건 중 하나는 갖춘 사람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 고졸이지만 20대에 스스로 돈을 벌며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했거나 
  • 한국 일류대 중에 한 곳을 졸업하고 자기 밥벌이는 하고 있거나 
  • 자기밥벌이 열심히 하는 학력 컴플렉스없는 정신이 건강한 사람  (이런 사람들은 학력 의미없다는 말도 안할듯) 

위의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학벌 의미없다~"고 허심탄회하게 말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우는 그런말 하지 말자

  • 30-40대가 되어 자기 밥벌이는 하고 있지만(혹은 못하면서도), 여전히 학력 컴플렉스에 시달리면서 (컴플렉스 있어서 그런 말하는거 사람들은 다 알아본다) 일류대학 나온 사람을 부러워하거나 비꼬는 마음을 갖고 있거나 
  • 해외도피유학 갔으면서 부모님이 자기 재수 시켜줬으면 스카이는 무조건 갈 수 있었다고 40살 넘도록 떠들고 다니거나 한국에서 대학나와서 뭐 하냐고 말하는 도피유학자. 
  • 고등학교 졸업 후 경제적 활동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부모님의 피까지 빨아먹고 있는 사람이 학력이 무의미하다고 하는건 문제다. 

 

아, 예외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없어보이지는 않는데 그냥 자기 인생을 고달플 것 같아보였다. 

  • 연고대 다니면서 자기 서울대 못갔다고 한탄하는 경우

 

자기 밥벌이도 못하거나 

공부를 죽어라 해본적도 없으면서 학벌 컴플렉스에 시달리는 중이라면 

어디 가서 학력이 의미 없다는 말을 하거나 일류대학 나온 사람을 비꼬지는 말자. 

초라해보인다. 

 

학력이 무의미하다는 말을 하려면 적어도 본인이 컴플렉스 가지지 않을 학교에 입학이라도 해보고 하자. 

 

다른 재능은 없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간 친구들을 비꼬지 않을 넉넉한 마음이 있는게 아니라면 

공부라는 노력을 해서 대학을 가봐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단순하고 불순한 동기부여라도 좋다 

나는 고3때부터 (엄마가 성적표 보고 한숨 쉬면서 미술학원 등록시켜주심)

미술학원에 다니고는 있었지만 딱히 그림에 대단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공부도 잘 못해서 전과목 4~5등급에 머무르던 상태였다. 

그러면서도 그냥 학원만 잘 다니면 대충 인서울 대학 아무데나 갈 수 있을줄 알았다. (전혀 갈 수 없는 상태인데도) 

 

그런데 나보다 그림을 못 그린다고 생각했던(온전히 내 기준)

주변 친구들이 다 서울대나 홍대 미대, 이대 등을 가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잘하는 거 없이 애매하고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는데..

근데 욕심은 많아서 친구 잘되는 꼴도 보기 싫고.. 

아주 단순하고 불순한 이유로 친구따라 이름대면 알아주는 서울에 미대에 가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재수를 했다. 

 

그래서 원하는 대학에 가고 졸업도 했다. 

그런데 나는 마흔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컴플렉스 덩어리이고, 

돈도 더 많이 벌고 싶은 욕심은 끝도 없으면서 

여전히 주변 사람과 맨날 비교하고 스스로를 못마땅해한다.

 

하지만 나 스스로 하나의 콤플렉스는 확실히 제거했다. 

바로 학력 컴플렉스이다.

수능은 한 번에 끝나는 게임이다.

1년만 어떻게 잘 해보면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는 단순한 게임이다. 

 

살아보니 수능만큼 깔끔하고 결과가 확실하고 단기간에 끝낼 수 있는 인생 게임이 별로 없다. 




수능 산을 넘은게 평생 도움되는 이유 

  • 엉덩이 붙이는 습관 : 수능 1년 독학하면서 죽기살기로 엉덩이 붙이고 있던 습관이 프리랜서 재택 근무 형태랑 똑같음. 뭐 하나 끝낼때까지 일어나지 말아야겠다는 경험을 해봤으므로 자신감 갖고 또 하게 해줌. 
  • 독해봤던 경험 :  어릴 때 독해봤던 한 번의 경험이 삶에 필요한 순간에 '너 한 번 해봤잖아. 이번에도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을 줌.
  • 버텨야하는 임계치를 알게 됨: 어디까지 버텨야하는지 나만의 가이드라인이 생김. 끝을 알고 일하므로 효율이 높아짐.  
  • 회사원보다 괜찮은 벌이 : 사회생활하기 싫은(사실은 못하는) 성격, 집에서 일하면서도 회사 동년배들보다 괜찮은 수입을 유지하며 살면서 여행은 몇 배 더 많이 다니는 지금 이 삶에 만족하게 됨.

 

수능 시절 독함이 나에게 선사한 풍요로운 삶 

  • 집에서 편하게 일하는 프리랜서로 살며 많으면 월 1천만원도 곧잘 (매달은 아니지만) 벌고, 
  • 출퇴근 러시아워에 괴로워하지 않고
  • 아침 10시에 일어나도 아무도 뭐라 안하고 (회사다닐때 7~8시에 일어나는게 너무 힘들었음)
  • 집에서 편하게 입고 일하고
  • 옷, 가방, 구두 사느라 쓰는 돈 안쓰고 그 돈 모아 부동산 경매 받으러 다니고 (회사 다닐 때보다 몇 배가 줄어들었는지 말도 못할 정도)
  • 연차 쓸 눈치 안보고 여행, 부동산 경매받으러 법원, 은행/ 병원/ 각종 잡무 아무때나 가고 보는 것도 쏠쏠한 행복
  • 배우고 싶은건 일단 독학으로 배우고 보는 적당한 무모함과 도전 정신이 생김 

내 기준 나의 이 풍요로운 업무 라이프는 내가 수능이라는 벽을 한 번 깨봤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평생 필요한 버티는 힘, 해내는 힘 

가장 기르기 좋은 나이대는 '10대',
수단은 '수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프리랜서도 이력서 보낼 일이 꽤 많다.

내가 일한 곳의 경력도 많이 보지만, 

솔직히 프리랜서 이력서에 꽤 괜찮은 학교 이름 들어가 있으면 일을 따낼 확률도 더 높아진다. 



독학으로 공부에 재미를 느껴가며 스스로 수능이라는 높은 산을 넘어봤기에 프리랜서로서 앞으로 다가올 진입장벽 높은 일에도 도전할 용기를 가질 수 있다는게 우리나라 10대에게 제일 큰 산인 수능을 넘어보는게 꼭 필요한 일이라고생각한다.

 

결론 

  1. 악동뮤지션, 아이유급 재능이면 수능에 매달릴 필요 완전 없음.
  2. 그 급의 재능까지 아니어도 본인 하고 싶은거 확실하고 대학 안 가도 미련 없을만큼 잘먹고 잘 살 자신 있으면 수능 그냥 소 닭보듯 해도 될 것임. 
  3. 하지만 냉정하게 그런 재능 없고 꿈도 없는 10대라면 일단 수능 한번 죽도록 파보는게 인생에 정말 도움될 거라고 확신함. 
  4. 요즘 연예인도 스카이 나왔다고 하면 더 치켜세워줌. 심지어 서울대 출신 배우, 가수가 나날이 더 많이 나오고 있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