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1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다는 사과파이가 나오다니
내가 시험보는 날에 사과파이라니.. 시험지를 받아들고 진짜 헛웃음이 나왔다.
7월이 사과가 저렴한 달이었던가?
원래 사과가 비싸면 안 나온다고 했었는데..
나의 첫 제과기능사 실기시험
시험일 2021-07-08
시험본 지역 및 장소 한국산업인력공단 충북지사 (청주)
시험본 제품 사과파이
충북지사 청주 주차
제빵기능사 실기 보러갔을 때는 오후 시작이라 주차 자리가 많지 않았는데 제과기능사는 오전 8:30에 봐서 그런지 주차장이 확실히 여유있었다. 그래도 충북지사 담장 밖으로는 길가 주차가 양쪽 사이드로 다 되어있어서 원래는 2차선인 도로가 1차선이 되어버려 차가 많을 때면 반대방향에서 오는 차와 서로 양보를 해줘야만 통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나는 시험시간 1시간 전에 도착하니 좀 덜 그랬는데 얼마 안 남기고 도착하면 시험장 내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것만해도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으니 1시간 전에는 여유있게 오도록 하자.
대기 시간 - 위생복 입기, 번호표 뽑기, 신분증 확인
대기시간에는 위생복과 위생모 착용을 하고 각자의 교재나 프린트물을 보고 있으면 감독관이 들어와서 번호표을 뽑으라고 한다. 제빵기능사 때는 감독관이 수험생들 앉아있는 곳을 다 돌면서 번호표를 뽑게 했고, 제과기능사 때는 자기 앞으로 줄을 세워서 자리표를 뽑게 했다. 부직포가방 같은 곳에 아크릴 명찰에 끼운 번호표를 넣고 무작위로 섞어 뽑게 한다. 뭔가 허술해보여서 번호를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감독관이 매의 눈으로 내가 뽑는 순간엔 내 눈을 본다. 그래서 아쉽게도 뽑을 때 번호를 보고 뽑기는 어렵다. 번호표 배부와 동시에 신분증 확인을 하고 곧 이어 바로 시험장으로 입실을 한다.
시험장 입장
시험장에 입장 할 때 맨 앞에 도구가 준비되어 있을거라 생각해 도구를 보고 시험 품목을 유추해보려 했는데 깨끗했다. 제빵기능사 때는 모든 것이 처음이라 정신이 없어서 내 자리 찾아가기 바빴는데 제과기능사는 그래도 두번째 온거라고 시험장을 한 번 쓱 둘러봤다. 근데 시험 품목을 유추할만한 건 아무 것도 나와있지 않았다. 알고 보니 시험 문제 출제 후에 시험장 도우미 분들께서 아주 빠른 속도로 도구와 재료들을 셋팅하시는거였다. 제빵기능사 시험 때는 내 기물 정리하느라 주변을 둘러볼새도 없었는데 두번째라고 그새 다른 사람들의 행동 같은게 눈에 들어왔다.
시험 문제 - 사과파이
어쩜... 다들 안 나올거라고 예상할 생각도 안했던 사과파이라니,,, 7월초 한여름에 사과가 안 비싼가? 얼마 전 마트 갔을 때 평소보다 비싸다 느꼈던 것 같은데... 그저 헛웃음이 나왔다. 하필 사과파이 수업날 몸이 안 좋아 수업을 빠졌는데... 이건 정말 운명의 장난같이 느껴졌다. 수업을 빠졌으므로 유튜브 동영상은 여러 개 돌려보고 꼼꼼히 보고 와서 재료 배합이나 공정 순서는 다 기억이 나서 자신이 있었는데... 역시 수업 빼먹은 데미지가 중간에 오긴 했다. 이따가 얘기하겠지만 학원 다니시는 중이면 학원 수업 한 번만 제대로 들어도 시험장 와서 큰 실수 할 일은 없다. 나는 오늘 큰 실수를 해서... 기분이 그리 가뿐하지만은 않다.
시험장 지급 도구
기본도구 (작업대마다 있음) : 채, 스텐볼 특대,대중소 총 4개, 계량용 각종 플라스틱 접시와 대접류, 1리터 비커, 알뜰주걱 1개, 스텐 스크래퍼 1개
사과파이용 도구 (시험 중 맨 앞에 가서 가져와야 함) : 밀대, 칼(큰 것), 도마, 붓(계란물 바르기용), 비닐 큰 것 한장씩(하지만 뻑뻑해서 사용감이 좋지는 않음), 사과파이팬 4개
계량
계량시험은 반죽재료에 대한 계량만 본다. 충전물은 공정 중에 알아서 자기 페이스에 맞게 가져오면 된다. 사과파이 반죽재료는 총 6가지로 6분 내에 재료대에서 퍼오고, 정확한 계량까지 맞춰야한다. 오늘 운좋게도 바로 재료대 옆자리라서 아주 편하게 계량을 하고 시간이 남아 돌았다. 6개를 다 계량한 사람은 자리에 앉으라고 한다. 그리고 '이제부터 계량 검사를 시작한다'고 하면 수험생들은 일어나서 감독관이 지정하는 품목을 새 용기에 옮겨 담아 계량해야한다. 감독관이 일대일로 와서 내것만 체크하는 건 아니고 뒤에서부터 쭉 오면서 지정한 재료 계량이 맞는지 저울 숫자를 보면서 온다.
아마 틀린 사람 것만 빠르게 체크하는 것 같다.
과정
사과파이 시험시간은 2시간30분이다. 사실 오늘 1시간30분짜리가 나오면 빨리 끝내고 주변 예쁜 카페에 가서 망중한 좀 즐기려고 했는데 2시간30분 내내 긴장하고 끝없이 움직인 탓인지 시험이 끝나고 녹초가 돼서 그냥 집에가서 눕고 싶다는 생각에 뒤도 안돌아보고 집에 왔다.
계량 - 파이지 반죽 - 충전물 제조 (사과 깎고 썰기) - 파이바닥 성형, 충전물 채우기, 파이 뚜껑 성형 - 굽기 - 쌓아둔 설거지 왕창...
진짜 2시간 30분을 쉬지 않고 한 가지에만 집중해본게 언제였던가...? 정말 한시도 다른 생각을 할 새가 없었다. 다른건 그럭저럭 레시피에 맞춰서 해낸 것 같은데 충전물이 되직하지 않아서 상당히 마음에 걸린다. 그 주르르 흘러내리는 충전물이 든 스텐볼을 감독관이 기울여보고도 갔다. 거기서 망스멜이 스멀스멀.. 내가 봐도 이상한데.. 빠삭한 감독관이 보기엔 얼마나 아마추어같았을까? 제빵기능사는 운 좋게 한 번에 붙었으니 제과기능사는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 시험 인생에 기권같은건 없다. 오늘 시작한 김에 사과파이 전 과정이나 직접 체험해보자는 생각으로 끝까지 완성은 하고 나왔다.
충전물에서 느낀 망조를 일단 뒤로 하고 파이지 분할과 성형을 시작했다. 파이지 얘도 내 맘대로 안돼서 혼났다. 저울이고 손이고 작업대고 밀대고 어찌나 다 달라붙던지... 파이지 밀어펴기 하다가 시간 다 보냈다.
격자 뚜껑도 완전 급하게 하느라 중간에 끊기고 안 붙고 이런 부분도 있고... 집에서도 만들어보기 싫은 사과파이 오늘 제대로 경험했다. ㅋㅋ 이건 다시 나오면 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디서 망했는지 정말 잘 알 것 같기 때문이다.
감독관
겉보기엔 사람 좋아보이는 분들인데 이 분들이 나의 오늘 시험의 합격여부를 결정할거라 생각하니 그리 사람좋아보이지만도 않는...ㅋㅋ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청주는 기계사용 도와주시는 이모님들이 매우 친절하시고 감독관분들도 상냥한 것 같다. 수험자가 좀 버벅대고 있으면 이모님들이 감독관이 안 볼 때 친절하게 설명도 잘 해주시고 수험자가 바빠보이면 기물도 갖다주시고 그런다. 안 그런데도 많은 것 같은데 실기는 무조건 청주에서 봐야겠다.
3분 남기고 제출
진짜 엄청난 긴장감이 엄습하는 시험 시간이었다. 시험시간은 36분 남았는데 나는 이제 파이 위에 계란물을 바르고 있다. 격자 뚜껑에는 계란물 바르기가 왜 이렇게 어렵고 오래걸리는지... 사과파이는 25분은 구워야하는데 계란물을 한 번만 바르고 바로 오븐에 넣었다. 최소 굽기 시간만이라도 굽고 틀에서 빼서 냉각팬에 옮겨서 갖다 내는 시간도 2~3분은 잡아야하니까 계란물을 두 번 바르는 사치는 부릴 수가 없었다.
지난주 제빵기능사에서 밤식빵은 시험시간 1시간 남기고 제출하고 가는 사람도 봤고 나도 30분은 남기고 제출하고 나왔는데 사과파이는 제일 빨리 내고 나간 사람이 시험 종료 15분전? 뭐 그런식이다. 대부분 종료 10분 전에 제출하고 간 것 같다. 제출하고도 파이팬 설거지를 해야하기에 시험장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정말 내가 내가 아닌듯 뭔가에 홀려서 움직인 것 같다.
시험 중 느낀 나의 실수
- 사과 써는데 너무 오래걸렸다. 남들도 그런 것 같긴한데 정육면체 써는 법을 좀 연습해서 스킬을 익히고 갔다면 좀 더 빨랐을 것 같다.
- 반죽 냉장휴지 넣기까지는 제일 빨리 했는데, 사과 썰고 팬코팅까지 하느라 반죽꺼내기까지 40-45분이 소요됐다. 너무 오래 냉장 휴지를 한 것 같다.
- 반죽 정형시 덧가루 뿌리기를 소홀히 했다. 그러니 반죽이 밀대에 달라붙고 바닥에 달라붙어 떼느라 고생하고 성형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게 되어 시험 종료 3분 전에 제출하는 아주 촉박한 일정을 만들어버렸다.
- 충전물 끓일때 너무 덜 끓여서 되직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충전물이 다 구울때까지도 주르르 흘러내렸다.
- 사과 충전물이 좀 남았는데 (원래 전량 사용해야하는데) 이걸 다 안쓰고 작업대 깊은 구석에 넣는걸 감독관이 뒤에서 다 지켜봤다. (집어 넣고 알았음...)
사과파이 만들 때 주의사항
- 반죽 성형시 바닥과 밀대에 덧가루 열심히 뿌리자.
- 성형 시간을 단축해서 시험을 여유있게 보자.
- 충전물은 반드시 되직해질 때까지 끓이자.
제과기능사 실기 시험 꿀팁
학원에 다닌다면 빼먹지 말고 학원 수업만 제대로 듣고 시험 전 교재 보며 공정 한 번만 제대로 외우고 가도 될 정도로 학원에서 한 품목 만드는 전 과정을 한번 경험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는 솔직히 이번 시험에 대해서 정말로 기대를 놓았다. 지난 밤식빵 때는 긴가민가하면서 그래도 되지 않을까?라는 희망이 있었는데 사과파이는... 충전물을 제대로 못 끓여서 정말 기대를 안한다. 그리고 사과도 많이 남아버렸다. 충전물 넣을 때 감독관이 뒤에서 빤히 보고 가서... 정말 기대를 놓아야할 것 같다. 되직하고 꾸덕하게 사과가 고정이 안되고 줄줄 흘러넘치던 나의 사과파이 충전물...
다음 실기 접수 때까지 정말 열심히 연습을 해봐야겠다.
+0722 결과 발표
54점으로 불합격이다. 8월초있을 시험은 반드시 합격해야지. 그땐 합격후기로 돌아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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